현장/(주)한미양행 정명수 대표의 '곤충식품 상품화 전략은?'

사육과 전처리 방법 표준화 통한 안전하고 규격화된 원료 생산 시급
위해이슈 발생시 사육·소비시장 위축, 사전예방 위한 제조기준 마련
친근함 강조한 곤충식품 브랜드 ‘利이라바’탄생…6개월 매출 5억원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식용곤충의 효용과 가치에 대해 발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혐오 대상이던 곤충이 식품이나 의약품, 화장품 소재 등으로 속속 개발되면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곤충산업은 국내 시장규모가 2015년 3,029억원에서 2020년 5,373억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용곤충은 일반 가축에 비해 사육기간이 2~4개월로 짧고, 풍부한 단백질(58~80%이상)과 불포화지방산(10~40%), 그리고 기타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식품으로서의 영양 가치도 뛰어나다.

식용곤충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곤충식품의 소비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회에서 곤충식품산업 활성화 방안 도출 및 육성 정책을 모색하기 위한 '곤충식품 페스티벌 및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우리나라 곤충식품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도전장을 던진 (주)한미양행 정명수 대표가 참석해 '곤충식품 상품화 전략'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정명수 대표는 "곤충사육과 곤충소비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소비가 늘어나야 안정적인 사육환경이 조성되고 안정적인 원가가 형성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곤충식품은 고단백·고불포화지방산 식품으로서 변질과 산패가 쉽다"며 "곤충식품에 위해이슈가 발생하면 곤충식품 시장의 위축이 우려될 수 있으므로 이에 준하는 제조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명수 대표가 발표한 내용을 소개한다.

◇50년 역사의 건기식 제조업체 '한미양행'
㈜한미양행은 50년의 역사를 지닌 건강기능식품 전문제조회사다.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한미양행은 유동층 건조기 및 파우치 충전기, 정제기 등 다양한 제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분말·과립·액상제품, 환제, 정제, 연질 및 경질캡슐을 자체 제조하는 등 연간 약 700여 품목의 건강기능식품 및 건강지향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30억 원 규모다.

특히 품질관리를 위해 지난 2002년 건강기능식품 업계 최초로 HACCP(식품안전관리기준)을 지정받았으며, 2005년 GMP(우수건강기능식품 제조관리기준)를 식약처로부터 지정받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또한 GC, LC, ICP 등 첨단정밀 분석 장비를 보유해 원부자재입고에서 공정 중 반제품 검사와 완제품까지 규정에 따라 영양기능성분과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자체 시험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적합한 제품만 출하하고 있다. 

오랜 업력을 통한 다양한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또한 강점이다. 

◇2015년 첫 곤충식품 사업에 참여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정책과제 '건강먹거리로서의 식용곤충 저변확대를 위한 조리법연구 및 가공기술개발' 연구를 계기로 곤충사업에 참여하게 됐으며, 현재는 회사의 핵심테마로 정해 추진하고 있다.

그간 다수의 지적재산권과 다수의 제품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곤충가공식품 전문회사로 인식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많은 사육농가, 정책담당자, 대학, 연구소 등과 식용곤충 소비확대에 대한 고민과 정보 공유가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일반식품의 원료로 사용이 가능한 곤충소재는 7종이다. 그중에서도 고소애(갈색거저리유충),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유충), 장풍이(장수풍뎅이유충), 쌍별이(쌍별귀뚜라미) 등 4종은 최근 식품기준규격에 추가된 것으로서 2017년은 곤충가공식품의 원년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곤충가공식품 접근방법 고민
한미양행은 지난해부터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게 됐는데 많이 고민을 했다.

우선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곤충가공식품 자체가 없었으므로 소비자의 사용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해야 했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팔아야 할지 조사와 판단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고, 또 리스크를 앉고 무턱대고 진행하는 것도 제조사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정책과제를 통해 진행할 수 있었던 몇 건의 시제품이 그러한 고충을 많이 덜어 주었다.

그 당시 매스컴 등에는 친환경적인 미래식량 등으로 지속적으로 홍보기사가 많이 나오고는 있었는데 사실 소비자적 관점에서 본다면, 일반적으로 비호감 내지는 심하게는 혐오의 대상인‘곤충을 먹어도 돼!’라는 설명으로는 절대로 판매 활성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먹고 싶은(기호성), 또 먹으면 자신에게 큰 이익(기능성)이 되는 조건들을 충족시켜 줘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먹어야 할 필요성을 느껴야지 팔린다는 것이다.

기호성 측면으로 맛과 식감뿐만 아니라 섭취가 간편하고 또 산패·변질되기 쉬운 원료특성상 보존성과 안전성 확보는 물론 전문성과 신뢰성이 과제였다.
이를 위해 원료전처리, 제제, 포장, 제형, 디자인, 브랜드 등의 다양한 요소로서 매력있는 상품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진행했다.

기능성 측면으로는 단순가공에서 고차원적 부가가치가 있는 식품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당장은 건강기능식품의 개별인정으로 진행하기에는 넘어야할 산들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제와 기능성분 탐색 및 검증 후 특허를 진행하고 이를 식품광고허용 범위 내에서 활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친근함 강조한 브랜드 ‘利이라바’탄생
브랜드 전략으로 '곤충=혐오'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근함을 강조한 식용곤충식품 전문 브랜드 '利LARVA(이라바)' 라는 브랜드를 등록하게 됐다. 利LARVA는 사람, 환경, 경제 그리고 식품산업에 이로운(利) 애벌레(LARVA, 유충)라는 뜻으로 기호성 및 기능성을 강조한 브랜드다.

‘이라바’브랜드로는 '이바라 밀웜분말 3종', '이바라 홍금보', '이바라 꽃벵이 과립', '이바라 고소애 효소·과립', '이바라 고소애 오일' 등이 출시됐다.

밀웜분말 3종은 B2B 원료성 제품이고, 홍삼과 굼벵이를 주원료로 환으로 빚은 ‘홍굼보’ 환은 상표출원과 함께 출시했다. 또 꽃벵이과립, 고소애효소, 고소애과립과 함께 '고소애오일'은 밀웜유를 연질캡슐에 정제해서 100% 담았다. 이는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것으로 관련 특허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그밖에 젤리, 액상파우치, 드링크, 음료캔, 쉐이크 등 다양한 제품이 '이라바' 브랜드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성장기 어린이를 위한 고소애 단백질 제품인 '바이오닥터 단백질', 정제특허를 사용한 고소애타블렛 '더고소애타정', 꽃벵이 타블렛 '로보란트', 굼벵이 가수분해분말스틱 '예굼분말스틱', 고소애탈지분말스틱 '더소애분말스틱' 등은 ODM(주문자 개발생산)으로 생산한 곤충가공식품이다.

ODM은 기존에 단순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이 아니라 개발에서 디자인까지 맞춤 생산하는 제품군을 말하며, 현재 다수 진행하고 있으므로 향후 계속 출시될 것이다.

이들 제품군은 곤충농가들과 협력해서 최대한 어렵지 않게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최근 6개월간의 곤충가공식품 매출은 약 5억 정도인데 0에서 출발해 결코 작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사실 예상보다 성과가 빠르게 나오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물론 아직 손익분기에는 도달하지 못했고 무엇보다도 저희를 중심으로 농가생산과 소비자 간의 선순환이 원활하게 자리잡은 상태도 아니다.

상호간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해 '곤충식품산업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가기 위한 고민과 논의가 지속돼야 할 것이다.

◇곤충식품 전문회사 (주)라바프렌즈 설립
전문회사인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라바프렌즈를 올 4월 4일 설립하게 됐다.

식용곤충에 관심이 많은 농가들과 함께 설립한 라바프렌즈는 곤충가공식품 유통판매, 곤충을 가공한 식품원료공급, 곤충을 위한 표준사료제조판매, 곤충을 가공한 가축사료 제조판매, 곤충사육기술지원 등을 설립목적으로 정관에 명시했다.

특히 주주 및 특정회사의 이익만을 위함이 아닌 사육농가 및 단체, 한미양행 뿐만 아닌 곤충식품에 관심이 많은 식품제조회사, 연구소, 대학 등을 참여시키고 협력해 힘을 모아 상생하자는 합의로 만들어진 법인이다.

또한 (사)한국곤충산업협회와 상생협력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는 등 곤충산업의 규모를 키우는데 사명감으로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곤충사육-곤충소비' 선순환 중요
곤충사육과 곤충소비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식용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소비가 늘어나야 안정적인 사육환경이 조성되고 안정적인 원가가 형성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양행이 곤충산업에 진출하는 것처럼 제조사 진출유도를 위한 곤충관련 정책과제에 대한 배분율 확대를 희망한다.

또한 기능성 관련 정부기관에서 연구를 늘리고 대학, 연구소 등에 기능성 탐색 연구용역을 확대하고 이에 대한 효용성 홍보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이슈화와 사회적 파급 영향력이 큰 유명 연예인이나 지식인들을 통한 홍보활동도 한번 제안하고 싶다. 100명이 뛰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

또 보급·확대를 위한 정책추진과 각 농장마다 사료, 절식, 건조 방법 등이 제각각이어서 제품의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가 참 어렵다. 안전하고 규격화된 원료 생산을 위해 사육 및 전처리방법의 표준화가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식품안전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식품안전 사고로 이슈화시에는 사육과 소비 위축은 물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그동안의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다. 안전한 식품공급을 위해서는 다함께 지켜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식품의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