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식품영양학과 정자용 교수팀, 중고생 26만여 명 분석 결과
고3 네 명 중 1명 주 3회 이상 섭취…섭취 잦으면 우울·자살 생각↑

중ㆍ고생 등 청소년의 빈번한 에너지 음료 섭취는 우울 등 정신건강 악화를 부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정자용 교수팀이 2014~2017년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참여한 중ㆍ고생 26만7,907명(남 13만7,101명, 여 13만806명)을 대상으로 에너지 음료 섭취가 정신 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청소년의 에너지 음료 섭취수준에 따른 식습관, 생활습관 및 정신건강 관련 특성: 제10-13차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를 이용하여)는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결과 에너지 음료를 주(週) 1회 이상 섭취하는 청소년은 전체의 15.1%(남 17.3%, 여 12.9%)였다. 특히 고 3 학생은 24.2%가 주 3회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팀은 논문에서 “성인인 대학생의 에너지 음료 주 3회 이상 섭취 비율이 0.4∼6.0%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로, 고3 학생이 입시ㆍ학업에 대한 부담감 해소를 위해 에너지 음료를 선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도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의 에너지 음료 섭취빈도가 높았다”고 기술했다.
 
에너지 음료 주 3회 이상 섭취 청소년은 비(非)섭취 청소년에 비해 탄산음료ㆍ단맛 음료ㆍ패스트푸드 등의 섭취가 많았다. 상대적으로 나쁜 식습관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에너지 음료 섭취 빈도는 잦을수록 우울이나 자살 생각이 증가했다. 수면시간과 수면의 질은 감소했다.

주 3회 이상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는 청소년은 비섭취 청소년에 비해 과체중ㆍ비만 위험이 남학생은 1.3배,  여학생은 1.1배였다. 이는 에너지 음료에 함유된 카페인이 중독성이 있어서다. 대개 갈증 날 때 한 번 섭취하는 일반 가당 음료와는 달리 에너지 음료는 지속적인 섭취로 이어져 칼로리 과다 섭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정 교수팀은 논문에서 “에너지 음료 섭취 청소년은 흡연ㆍ음주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며 “청소년의 에너지 음료 섭취가 과잉 부주의 행동과 관련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너지 음료(energy drink)는 각성ㆍ운동능력 향상ㆍ집중력 증진 등의 효과를 내세워 판매되는 무알코올 음료다. 한 캔엔 보통 50∼500㎎의 카페인과 40∼50g의 당류가 들어 있다. 에너지 음료를 자주 마시면 운동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선 아직 근거가 분명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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