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단맛에 칼로리 설탕의 5% 수준…미국 첫 수출

자연스러운 단맛에 칼로리 설탕의 5% 수준…차세대 감미료 ‘알룰로스’ 상용화
4년간 5,000종 균주 선별 통해 세계 최초 ‘효소’활용 대량생산 기술 확보 성공
이달 북미 시장 최초 수출…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로 2020년 7천억원 매출 목표

CJ제일제당이 자연스러운 단맛에 초 저칼로리로 건강성을 갖춘 획기적인 차세대 감미료 <알룰로스(Allulose)>의 대량생산에 성공하고, 이달 초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북미시장 공략에 나선다.

‘건강한 단맛’을 추구하는 글로벌 당류 시장의 최근 추세에 맞춰 향후 세계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오는 2020년까지 7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효자 상품’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알룰로스는 본래 건포도나 무화과, 밀 등 자연계에 미량으로 존재하는 당 성분으로, 칼로리가 1그램(g)당 0~0.2kcal에 불과한 감미료다. 설탕에 가까운 깔끔한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설탕(그램당 4kcal)의 5% 이하로 낮다. 이 같은 특징으로 인해 다른 감미료나 설탕, 과당 등과 혼합해 식품에 사용하면 칼로리를 크게 낮추고 자연스러운 단맛을 낼 수 있어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과당을 대체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국내외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알룰로스가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는 결과도 나와, 체중 조절이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 등 건강한 단맛을 찾는 현대인에게 환영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알룰로스는 효과적인 대량생산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상용화가 어려웠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7년부터 대량생산에 필요한 효소 개발에 착수해 4년간 5,000종 이상의 균주를 대상으로 선별작업을 거쳐 과당을 알룰로스로 대량 전환할 수 있는 고효율의 효소를 개발했다.

화학적 공법이 아닌 효소를 활용해 알룰로스를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2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제품등록을 통해 안정성을 인정받는 등 글로벌 진출 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현재 시장에 진출해 있는 몇몇 알룰로스 제품 중 알칼리성 촉매를 이용한 화학적 공법이 5% 정도의 수율(원재료 투입 대비 제품 생산 비율)을 보유한 것에 비해, CJ제일제당이 개발한 효소기술을 활용하면 약 85%의 수율이 가능해 높은 원가 및 가격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CJ제일제당이 그린바이오 사업 분야에서 높은 수율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 1위에 오른 것처럼, 알룰로스도 ‘효소 기술’이라는 독보적 경쟁력을 통해 감미료 시장을 석권할 계획이다. 이 효소기술은 미국과 유럽에서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다수의 글로벌 전분당 업체에서도 CJ제일제당 측에 알룰로스 생산을 위한 효소기술 제공을 요청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먼저 액상 형태의 기업용(B2B)과 가정용(B2C) 알룰로스 제품을 선보인 뒤, 내년에는 분말 형태 제품을 출시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하고, “출시 초기에는 국내 생산시설을 활용하지만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해외 생산기지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의 기능성소재 전문 유통업체인 앤더슨글로벌그룹(AGG)과 알룰로스 수출 계약을 맺고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이를 계기로 전세계 최대 규모 감미료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알룰로스를 차세대 감미료로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5년 후인 2020년에는 글로벌 매출 7,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글로벌 시장의 최근 추세를 고려하면 알룰로스의 성공 잠재력은 매우 크다는 평가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당류 섭취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일부 선진국에서는 과당 등 당류 함량이 높은 탄산음료에 비만세(Fat Tax)를 부과하는 등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액상 과당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음료업체들은 제로 칼로리 음료나 다이어트 음료에 과당을 대신해 아스파탐이나 스테비아 등 대체 감미료를 사용해 왔지만, 많은 제품이 ‘인공 감미료’라는 부정적 이미지와 부자연스러운 맛 때문에 소비자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음료회사 펩시(PepsiCo)가 최근 다이어트 콜라에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 최대 과당 소비국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당류 시장에서 ‘칼로리는 낮고 자연스러운 단맛’의 차세대 감미료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현재 전세계 당류 시장은 약 700억 달러(약 76조 원) 규모로, 이 중 제과나 빵류에 주로 사용되는 설탕이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과당은 10%, 대체 감미료는 5%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1953년 국내 최초로 설탕 사업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은 창립 이후 당류 제품의 다양화와 차별화를 추구하며 끊임없는 R&D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백설 자일로스 설탕’과 ‘백설 타가토스’를 선보여 감미료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백설 자일로스 설탕은 설탕에 자일로스 성분을 넣어 설탕 맛은 그대로 살리면서 체내 설탕 흡수는 줄여주는 신개념 설탕이며, 식후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인 ‘백설 타가토스’는 칼로리는 설탕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단맛은 설탕의 약 92%에 이르는 기능성 감미료다. 설탕과 유사한 맛을 선호하는 유럽시장에서 특히 소비자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유럽업체와 공급계약을 맺고 유럽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북미 중심의 과당 대체 감미료 시장에서는 알룰로스를, 유럽 중심의 설탕 대체 감미료 시장에서는 자일로스 설탕과 타가토스를 주력으로 삼아 ‘건강한 단맛’을 추구하는 글로벌 감미료 시장을 공략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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