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성 식품 섭취 부족하면 자살ㆍ과격 행동ㆍ기억력 소실 등 불러

‘고지방식과 건강’주제 포럼…'포화지방, 암ㆍ비만 일으킨다' 오해

오산 양생의원 정윤섭 원장 "의료계가 지단백을 LDL 콜레스테롤이라고 우기는 것은 고지혈증약 처방의 근거로 삼기 위해"

동물성 식품으로 섭취 가능한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을 ‘영양계의 악당’이라고만 보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축산자조금연합(이병규 회장, 이하 축산연합)과 축산 바로알리기 연구회(서울대 최윤재 교수, 이하 축산 연구회)가 공동으로 ‘고지방식과 건강’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오산 양생의원 정윤섭 원장이 주제강연에서 고기ㆍ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의 체내 ‘역할론’을 강조했다.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의 섭취가 부족하면 암 발생, 기억력 소실, 파킨슨 병, 호르몬 불균형, 뇌졸중, 우울증, 자살, 과격한 행동(특히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는 “동물성 포화지방 섭취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 콜레스테롤은 심혈관질환을 일으킨다 → 따라서 동물성 포화지방 섭취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는 가설 자체가 올바르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콜레스테롤과 심장병은 인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심장발작을 일으킨 환자 중 절반가량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 이내”이며 “심혈관 질환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사람에서도 발생한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반대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 중 절반 정도는 관상동맥 조영술 상에서 정상 혈관 소견을 보였다고 했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최고 그룹(240㎎/㎗ 초과)이 최저 그룹(160㎎/㎗ 미만)보다 사망률이 더 낮았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270㎎/㎗ 이상인 그룹이 183㎎/㎗ 이하인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28% 낮았다는 연구결과도 일본에서 나왔다.

정 원장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심장병 등 특정 질환과의 관계성을 나타내는 ‘특수성 인자’가 아니라 몸 속 환경의 변화를 보여주는 ‘보편성 인자’”라고 규정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장병 발생 사이엔 상관성이 없으므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고지혈증 약을 복용해도 심장병 위험을 낮출 수 없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의료계에선 요즘 혈중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아니라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높은 LDL 수치와 심장병의 상관성도 약하다”며 “여성에선 혈중 LDL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률이 더 낮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고 밝혔다. LDL은 엄밀히 말해 지단백이지 콜레스테롤은 아니라고 했다. 혈관 손상에 연루된 것은 LDL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지단백이란 것이다.

정 원장은 “의료계가 지단백을 ‘LDL콜레스테롤’이라고 계속 우기는 것은 콜레스테롤이라고 해야 고지혈증 약을 계속 처방할 근거가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육류ㆍ우유 등에 포함된 포화지방에 대한 오해도 오만가지라고 정 원장은 강조했다. 포화지방이 심장병ㆍ비만ㆍ대사증후군ㆍ당뇨병ㆍ암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한다는 것도 ‘근거가 없거나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한 사람의 30%에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분명히 올라가지만 70%에선 미미한 상승에 그친다”며 “포화지방 섭취 뒤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는 일시적”이라고 소개했다.

정 원장은 2014년 ‘내과학 저널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Journal)에 실린 메타(meta) 연구논문을 포화지방과 심장병이 별 관련이 없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55만명 이상을 관찰한 연구 49건과 10만명 이상 참여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 27건을 분석한 결과 포화지방 섭취와 심장병 발생 또는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사이에 어떤 연관성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 이 논문의 결론이다.

그는 “‘포화지방이 비만을 일으킨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며 “비만은 지방만 섭취할 때보다 당분 등 다른 영양소와 함께 먹을 때 일어난다”고 말했다. 특히 포화지방은 체내에서 바로 흡수되지 않고 기본 단위로 분해된 후 재조립되며, 장에서 흡수되는 포화지방의 양은 시간당 평균 10g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정 원장은 “포화지방이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켜 대사증후군ㆍ당뇨병을 유발한다는 것도 사실 무근”이며 “포화지방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대사증후군ㆍ당뇨병 발생엔 포화지방보다 당분이 더 깊게 관여한다고 했다. 지나친 당분 섭취로 인해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면 몸 안에서 중성지방이 더 많이 생성되고 이에 동반된 인슐린 저항성이 대사증후군ㆍ당뇨병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는 2014년 ‘식품과 영양 연구’(Food and Nutrition Research)지에 발표된 메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607건의 연구결과를 모아 분석한 메타 연구의 결론은 “포화지방 섭취가 심혈관질환 또는 제2형 당뇨병의 위험성 증가와 관련이 없었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포화지방이 세포 염증과 DNA(유전자) 돌연변이를 유발해 암을 일으킨다’는 것도 근거가 없다”며 “포화지방은 안정된 지방이어서 DNA를 자극하지 않으며 세포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은 포화지방이 아니라 오메가-6 지방ㆍ지방에 녹아 있는 지용성 독소ㆍ중금속ㆍ노폐물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은 의학, 산업, 학계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연구를 발표하는 주제강연을 시작으로, ‘고지방식과 건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청취하는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서울대 최윤재 교수가‘고지방 식품이 오해와 진실’이란 주제강연에서 주제로 고탄수화물과 고지방 섭취 시 체내 변화 비교를 통해 동물성 식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고도일병원 양준상 전문의는 세계적인 식품 소비 트렌드를 통해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를 강조했으며, 건세바이오텍(주) 정명일 박사는 다양한 임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저지방에서 고지방으로 변화하는 식생활 패러다임에 주목했다.

특히 이번 포럼은 각 주제강연 발표 패널들이 참여해 보다 다양한 관점으로 ‘고지방식과 건강’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패널로는 이근수 한우자조금 위원장, 박태균 식품의약품 전문기자, 문현경 단국대 교수, 류경 영남대 교수, 이광조 한국채식영양연구소 소장이 참석해 학계·생산단체·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포럼을 개최한 축산연합의 이승호 부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걱정을 덜기 위해 소통할 예정”이라며, “축산자조금연합은 축산식품에 대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정보를 알리고,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축산식품 생산에 기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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