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농촌진흥청장 라승용 청장

시민단체와 먹거리 안전·농생명 관련 국민적 의견 수렴 위한‘농생명위원회’ 운영
미래 식량난 대비·고부가가치 식품·의료용 소재 개발 등 식용곤충 상용화 적극 나서

"국민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GM(유전자변형)작물의 상업적인 재배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GMO 안전시설 및 투명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은 지난 15일 취임 후 첫 농식품전문지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속적으로 논란이 됐던 GMO 안전관리 방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농진청은 지난 1일 시민사회단체와 GM작물 개발 관련 갈등해소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성실하게 수행하기 위해 협약을 맺었다.

라승용 청장은 "그동안 논란이 된 이유는 소통의 부재인 만큼 시민사회와 소통창구를 설치하면서 GMO 관련 법령 개선 연구 및 민관 합동 환경영향조사 합의 등 상호 신뢰를 쌓는 노력을 해왔다"며 "앞으로 국민 먹거리 안전과 농생명에 관한 사항은 국민 의견을 수렴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농생명위원회’를 운영하기로 시민사회단체와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농진청 차장으로 퇴임한지 6개월여 만에 다시 농진청으로 돌아온 라승용 청장으로부터 앞으로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장으로 취임했는데 소감은?
-현재 우리 농업은 쌀과잉 생산, 가축질병상시화, 이상기상 현상, 농촌의 고령화, FTA 등 당면한 과제를 겪고 있다.

지금의 농업 환경을 극복하고, 우리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화에 대한 상황인식과 혁신적인 농업과학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농촌진흥청은 1962년도 개청한 이래 통일벼 개발을 통한 녹색혁명 성취, 비닐하우스 재배기술 보급으로 백색혁명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바이오 소재 등 첨단 기술개발은 물론, 우리가 개발한 농업기술을 개도국에 전수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 왔다.

앞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농업기술을 개발·보급해 우리 농업이 안고 있는 현장의 애로를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의 존재가치는 현장(고객)에 도움이 되는 연구와 보급이다.

◇차장으로 퇴임하신지 6개월여 만에 다시 돌아오셨다. 청을 떠나셨을 때 심정은?
-작년 연말 농진청 차장에서 퇴임후 6개월 동안 학계·산업체·농업인 등을 만나면서 농진청과 농업·농촌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정중지와(井中之蛙)’ 우물안의 개구리를 벗어나 자연스럽게 주변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청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특히 농업환경과 국민이 바라는 농진청의 모습 등 현실에 대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국민과 농업인들이 바라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임을 절실히 느꼈다.

◇청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농촌의 고령화, 개방화에 대응해 우리 농업과 농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농진청의 연구가 농업인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농업인 소득을 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연구개발을 통해 농업을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첨단산업으로 육성해 미래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정책을 뒷받침하는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쌀 수급균형 등 식량의 안정적 생산과 기후변화 대응 △기상이변 및 병해충 대응 △가축질병 상시화 대책 마련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GMO 연구 △축산분뇨 악취문제 △새만금 간척지 활용방안 등의 농업 현안문제 해결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2003년 이후 내부 출신이 청장으로 승진하셨는데, 업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농진청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혁신해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으로 진일보시키겠다.

우선 현장 중심으로 일하기 위해 농업인과 국민의 눈높이 맞도록 사업계획 단계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 연구 및 보급에 만전을 다 할 것이다.

또한 조직 문화를 탈바꿈시키기 위해 직원들에게 관행과 관례 타파하고 자신감, 자긍심, 책임감을 고취시키고, 소통, 협력을 통하여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일 처리 할 수 있도록 하겠으며, 본업에 충실하도록 성과 보상 체계를 확실하게 구축하겠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은 농업인과 국민을 위한 헌신 봉사의 자세로 외부로는 고객중심, 내부적으로는 스마트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업무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GMO 연구 대응과 소통 계획은?
-유전자변형작물 연구에 따른 지역주민의 우려 해소 및 국민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농과원의 조직배양실, 온실, 시험재배 격리포장을 비롯해 원예원의 격리포장(2중 미세망실하우스) 등 GMO 연구현장을 공개할 계획이다.

특히 GMO 반대단체 등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인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GMO 안전시설 및 투명한 연구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지금까지 농촌진흥청은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규정을 준수해 GMO 연구시설을 관리·점검하고, GMO 시험재배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왔다. 

그 동안 주변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및 환경영향조사 결과, 꽃가루, 종자 유출로 인한 자생개체 발생이나 유전자 이동 사례는 없었다. 국민 신뢰를 위해 환경영향조사는 정부합동으로 실시하고, 지자체, 지역주민 등에게도 참여를 요청했다.

GM 연구는 기존 육종기술로 해결이 어려운 기상이변 등에 대응한 최첨단 육종기술로 전세계가 기술개발에 매진 중이다. 기술개발에 10년 이상 걸려 위기가 닥쳤을때 준비하면 늦어지며, GM연구를 통해 파생되는 원천특허 등 생명공학 기술이 대단하다. 기술종속국으로 추락하지 않으려면 미래를 대비한 기술력과 육종소재 확보가 필수다.

앞으로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GM(유전자변형)작물의 일반 재배는 실시하지 않을 것이며, 알권리 강화를 위해 매년 초 시험재배 계획 등에 대한 설명회도 개최할 것이다.

◇최근 곤충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여러 가지 유용한 소재로 개발이 되고 있다는데.
-곤충은 지구상 생존하는 생물체 중 가장 많은 180만종으로, 화장품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시장규모는 지난해 8천억원에서 2020년에는 1조8천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다.

곤충은 식용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료용, 화분매개용, 환경정화용, 학습애완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애기뿔소똥구리에서 항생 물질인 코프리신을 추출해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으로 활용(연 매출 10~15억)하는 한편 왕지네 분리 항생물질 이용 아토피 치유 및 봉독 활용 관절염 치료제가 개발되는 등 기능성 화장품 등 생활용품 소재로 무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미래 식량난 대비 및 고부가가치 식품 개발을 위해 과학적 안전성평가를 거쳐 7종을 일반식품(식품공전)으로 등록됐다. 갈색거저리(고소애), 쌍별귀뚜라미(쌍별이), 흰점박이꽃무지(꽃벵이), 장수풍뎅이(장수애) 등은 제과제빵과 환자식 메뉴 등으로 개발되는 식용곤충이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누에고치의 실크를 이용한 고막패치, 치과용 차폐막 등 의료용 소재로, 꽃벵이에서 추출한 인돌 알칼로이드를 활용한 혈전과 혈행개선에 효과, 항혈전 치료제 및 건강기능식품 등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누에고치 추출 실크잉크를 이용한 뼈 고정판, 고정나사 등을 만들 수 있는‘바이오 3D 실크 프린팅 시스템’이 개발됐다.


◇최근 장기를 이식할 수 있는 돼지도 개발해 좋은 결과가 있었다는데.
-공여 장기의 절대 부족으로 사람 장기를 대체가능한 이종 장기 개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심장 이식기술을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정도의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건국대학교와 공동으로 급성 면역거부반응 제어 돼지 ‘믿음이’ 심장과 각막을 ‘필리핀 원숭이’에게 이식한 후 60일까지 건강하게 생존한 사례도 있다. 기존 43일까지 생존이 최고다. 심장의 경우 90일 이상 생존해야 임상 시험 적용(세계 심장?폐 이식학회 권고 기준)된다.

농진청은 이종이식 가능한 형질전환 돼지를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국회 발의 중인‘첨단재생의료법’ 제정되면 2019년부터 임상시험이 가능하다.

췌도세포, 각막 등의 조직/세포분야는 3년 이내 가시적 성과 도출이 가능하며, 기능이 복잡한 고형장기 분야는 면역억제제와 균형이 필수인 만큼 중장기적 목표로 추진 중이다.


◇농업분야도 4차 산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스마트폰을 이용해 재배 환경을 제어하는 스마트팜 기술 연구는?
-스마트팜은 그동안 관리가 어려웠던 온실과 축사에 통신개념 도입, 스마트폰을 활용(물·양분 자동공급, 원격 정밀제어 등)한 품질·생산성을 높이는 첨단농업 기술이다.

현재 우리나라 실정(저비용 비닐, 1ha미만)에 맞는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 중이다. 스마트팜 기술 개발은 1세대(편이성 향상), 2세대(생산성 증대), 3세대(수출형)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1세대 스마트팜은 원격 모니터링과 제어로 편이성 향상을 목적으로 지난해 연구가 마무리됐으며, 2세대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AI와 빅데이터 기반 자동제어시스템을 개발하고, 3세대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로봇을 이용한 농작업 자동화 수출형 모델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팜 핵심기기 표준화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44개 부품?장비 단체표준화(2016년까지 시설원예 25, 2017년 축산 19)를 추진해 오고 있으며, 현재 부품은 수출단계에 있으나 2020년 이후에는 중국, 일본, 러시아 등에 시스템 및 플랜트까지 수출을 추진하게 된다.

향후 세계 최대인 5만ha 규모(스마트팜 도입가능 면적 1만ha)의 비닐 온실에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시켜 나갈 계획이다.

◇농업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종자산업 육성이 필요한데.
-유전자원 다양성확보 및 분야별 종자 개발로 2013년 72억원의 로열티를 절감했으며, 올해는 88억원 절감될 전망이다.

유전자원 산업화를 위한 유망자원 확보 및 품종 육성을 위해 국내외 유용자원 확보(7,000자원), 유망자원 평가(6,400자원), 발굴(50자원) 및 장기보존기술(초저온동결법)을 개발하는 한편 시장경쟁력이 있는 화훼류(12작목, 22품종), 수입대체용 약용작물(지황 등 3작목) 및 소비자 선호 버섯(풀버섯 등 3종) 품종을 육성했다.

또한 종자수출 전략품종 개발 및 해외생산기지 구축을 위해 GSP(Golden Seed Project)를 지난 2013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수출국 맞춤형 식량작물 품종 육성(벼 10계통, 옥수수 8, 감자 3), 한국형 종돈 개량과 토착종 원종계 계통 선발을 추진하는 한편 국화 ‘백마’ 품종의 중국현지 생산기지 설립(1월), 생산물량은 현장평가회를 거쳐(3월) 일본 수출을 추진(12월)하고 있다.

오는 10월 26일 전북 김제 일원에서 수출 확대로 종자산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제종자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국내 종자산업 기반 구축 및 종자관련 기업 홍보 등 종자산업 관련 다양한 정보 제공으로 국내·외 바이어 및 관람객 3만명 이상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약 30억원 이상의 종자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농촌진흥청장으로서의 각오와 목표는.
-농진청의 연구가 농업인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한편 농업을 미래 성장산업,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특히 농촌진흥청은 농업인과 국민을 위한 헌신 봉사의 자세로 외부로는 고객중심, 내부적으로는 스마트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우리나라 농업·농촌이 ICT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 창조 및 지속성장 실현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1962년 설립된 농촌진흥청은 농산물 품질 제고를 위해 ICT·BT 등 융복합 농업 기술개발과 함께 우리 농산업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핵심성장 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팜·밭농업 기계화·반려동물·곤충 등 과제별 융복합 연구팀을 구성, 현안문제 해결,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가용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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