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경제연구원, '양봉산업의 위기와 시사점' 연구보고서 의견 제시

의무자조금 도입해 무임승차 문제 해결.신뢰성 있는 통계시스템 구축

벌꿀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양봉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양봉 농가에서는 꿀벌의 화분 매개를 통한 가치 창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양봉산업의 위기와 시사점' 이란 연구보고서를 통해 의무자조금 도입을 통해 무임승차 문제 해결 및 소비촉진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이같이 강조했다.

보고서는 양봉업은 화분 매개를 통해 자연환경 보전과 경관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양봉 산물로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경종 및 타 축산업보다 소자본 창농이 가능하고, 비교적 높은 자본회전율과 상대적으로 적은 노동력 투입 등의 이점이 있어 최근 양봉 농가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현재의 상황을 분석했다.

2017년 전 세계 벌꿀 생산량은 240만 톤이었으며, 그중 중국이 전체 생산량의 22.6%인 54만 3천 톤을 생산했다. 이어서 터키가 4.7%인 11만 4천 톤, 아르헨티나, 이란, 미국이 각각 3.2%,

2.9%, 2.8%인 7만 6천 톤, 7만 톤, 6만 7천 톤을 생산했다. 우리나라는 1만 5천 톤을 생산해 세계 생산량 중 0.6%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생산되는 양봉 산물로는 벌꿀과 로열젤리, 프로폴리스, 화분, 봉독 등이 있으며 이 중 벌꿀이 전체 생산액 2,288억 원 중 53.7%인 1,228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입국의 벌꿀 관세율은 243%가 적용되고 있으나, 베트남산 벌꿀의 관세율은 2029년에 완전히 철폐될 예정이다. 따라서 향후 베트남산 벌꿀의 국내 시장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 양봉산업의 가치는 양봉 산물의 경제적 가치에 한정돼 있다. 화분 수정 기능이 환경과 농업에 미치는 역할과 중요도에 대해서는 충분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산업의 가치가 과소평가됐다. 그에 따라 양봉산업의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 법령 및 제도 정비 등이 미흡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선진국은 연구를 통해 꿀벌의 화분 매개 가치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8년 이상기후와 질병에 의한 벌꿀 생산량 감소로 당해 양봉 농가 순소득(100군 기준)은 2017년 대비 92.3% 감소한 약 208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양봉 농가는 소득안정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양봉산업의 우선순위를 벌꿀 생산보다는 화분 매개에 두고 있다. 미국의 양봉 농가는 벌꿀 생산액보다 화분 매개 수익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캐나다와 호주는 연구를 통해 꿀벌의 화분 매개 가치를 크게 평가하고 있으며, 일본은 벌꿀 생산보다는 화분 수정 효율화를 위한 정책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이정민 전문연구원은 "양봉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양봉 농가에서는 꿀벌의 화분 매개를 통한 가치 창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며 "양봉인 단체에서는 의무 자조금제를 도입해 무임승차 문제 해결과 함께 자조금을 이용한 적극적인 소비 촉진 홍보와 지속적인 양봉산업 조사 연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보고서는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추진을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통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발표되고 있는 양봉산업 통계 수치는 발표 기관에 따라 상이해 통계 신뢰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벌꿀 질병 관리 및 밀원 식물 확충을 통한 생산성 향상 방안 모색과 함께 품질 등급 관리를 통한 제품 고급화로 수입산 꿀과의 차별점을 소비자에게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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