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美·日 등 16개 나라서 총 8,911자원 되찾아 활용
반환된 자원으로 다수확 콩, 혼반용 조 등 신품종 육성도

쓰러짐에 강한 다수서 청차조 '삼다찰'
쓰러짐에 강한 다수서 청차조 '삼다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해외로 유출됐던 우리나라 자생종과 재래종 등 다양한 농업유전자원이 속속 귀향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국내에 없는 한반도 원산자원 83작목 8,911자원을 지속적인 반환 노력으로 되찾아 신품종 육성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농진청은 한반도 원산자원 반환 요청 작업에 나서 미국으로부터 3,283자원, 일본 2,059자원, 러시아 351자원, 독일 1,060자원을 돌려받는 등 지금까지 총 16개 나라로부터 유전자원을 찾아오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가운데는 1900년대 초까지 전국에서 널리 재배되다가 사라졌으나 1998년 독일로부터 되찾은 개성배추가 있다. 개성배추는 배춧속이 반쯤 찬 반결구성이고, 잎이 크고 병충해에 강한 편이다. 

농진청은 반환된 자원을 이용해 콩 품종 ‘신화’(바이러스 저항성, 다수확, 항암 효과), 조 품종 ‘삼다찰’과 ‘삼다메’(혼반용, 기계화 적합, 조숙성) 등 신품종을 육성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세계 종자은행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2023년 12월 기준, 한반도 원산자원 1만 7,000여 자원(한국 1만 2,000, 북한 5,000)이 38개 나라 80개 유전자원 관리기관에서 보존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세계 종자은행 통합 데이터베이스(genesys-pgr.org)는 세계작물다양성재단에서 운영하는 국제 종자은행 포털사이트로 430만 이상의 식물유전자원 정보를 확보·공개하고 있다.

농진청은 이번 조사로 알아낸 한반도 원산자원을 되찾기 위해 반환 요청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선 세계 종자은행 통합 데이터베이스에서 한반도 원산자원을 검색한 후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보존 중인 자원과 중복성을 검토해 도입 대상 목록을 작성한다. 

이후 해당 국가와 보존 기관에 원산자원 반환 협조를 요청해 유전자원이 국내로 들어오면, 식물검역을 거쳐 농업유전자원센터에 보존하게 된다. 농업유전자원센터는 반환된 유전자원을 증식해 중장기적으로 안전하게 보존하면서 정밀특성을 조사한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유전자원을 국가등록 후 다양한 소재로 분양, 활용하게 된다.

농진청은 이미 반환했거나 종자량 부족 등으로 반환이 어려운 자원을 제외한 6,000여 자원에 대해 한반도 원산자원을 보존하고 있는 나라와 국제기관에 순차적으로 분양신청을 하거나 국제협력을 요청해 반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안병옥 센터장은 “한반도 원산자원을 보존하고 있는 나라와 기관 등에 지속해서 협조를 요청하는 등 우리나라 자원의 주권 확보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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